엘프의 이정표
월드
엘프의 주술로 끊임없이 빛난다고 전해지는 이정표. 연구자에 의하면 마력에 감응하는 《거석》과 같은 재질로, 아인크라드 대지에 흐르는 마력을 흡수해 미량 방출하며 빛난다고 한다. 다만 《이정표》라고는 해도 기록상으론 수백 년 이상 존재하던 그것이 사실 언제, 어떤 목적으로 설치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푸른빛에 매료된 듯 언제나 그 의미를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어느 신학자는 말했다. 「저건 창세의 무녀신이 사람들을 천상으로 인도하는 길, 아인크라드의 성스러운 빛」이라고. 숲을 잘 아는 사냥꾼은 말했다. 「저건 사냥감을 꾀어내는 수렵의 길, 사냥하는 엘프의 함정이 빛나는 것」이라고. 오래 살아온 장로는 말했다. 「저건 엘프의 기술을 빌린 선조들의 지혜의 길, 숲에서 길을 잃지 않게 깔아둔 인도의 빛」이라고. 세계를 보고 온 여행자는 말했다. 「저것에 의미를 두지 마라. 애초에 세상 모든 것에 의미를 두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마지막 말에 사람들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분노하자 여행자는 당황한 듯 눌러쓴 후드를 더 아래로 잡아당기고는 「그치만 그냥 만들어 본 게 예뻐서 늘어놨더니… 거길 많은 인간들이 멋대로 걸으면서 《길》이라 부른 건데…」 그렇게 중얼거리며 떠났다. 후드 속, 언뜻 보인 여행자의 귀는 묘하게 길었다고 한다.